살까 말까 딱 2주만 고민하자고 마음먹었는데, 결국 결제 버튼을 누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마우스 하나에 18만 원이라는 가격은 사실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로 사악하게 느껴졌거든요. 하지만 매일 8시간 넘게 모니터 앞에서 씨름하는 제 손목이 비명을 지르는 통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로지텍 MX MASTER 4 페일 그레이(910-007568) 모델을 일주일간 굴려봤습니다. 제조사에서 떠드는 화려한 광고 문구는 다 걷어내고, 실제 책상 위에서 느낀 손맛을 공유해 보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값은 하는데, 누구나 만족할 물건은 아니다"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아마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결제 직전까지 가신 분들일 텐데요. 과연 이 녀석이 여러분의 소중한 18만 원을 지켜줄 가치가 있는지, 까칠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광고가 아닌 실제 사용자의 시선에서 본 장단점을 지금부터 하나씩 짚어드릴게요.
로지텍 MX MASTER 4 핵심 스펙 요약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이 제품이 어떤 사양을 가지고 있는지 표로 간단히 정리해 봤습니다. 스펙만 봐도 전작인 3S와 비교해 몇 가지 유의미한 변화가 눈에 띄더라고요. 특히 수신기가 USB-C 타입으로 바뀐 점과 햅틱 피드백이 추가된 점이 핵심입니다.
| 항목 | 상세 사양 |
|---|---|
| 모델명 | 910-007568 (페일 그레이) |
| 연결 방식 | Logi Bolt (USB-C), 블루투스 5.1 |
| 센서 해상도 | 최대 8,000 DPI (유리 표면 가능) |
| 주요 기능 | MagSpeed 휠, 햅틱 피드백, Actions Ring |
| 배터리 수명 | 완충 시 최대 70일 (USB-C 충전) |
| 가격 | 약 179,000원 (제품 확인) |
실제로 써보니 느껴지는 '손맛'의 차이
가장 먼저 놀란 건 햅틱 피드백 기능이었습니다. 마우스가 진동을 한다기에 "게임 패드도 아니고 굳이?"라는 의구심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데스크톱을 전환하거나 특정 앱을 실행할 때 손끝에 전해지는 미세한 떨림이 꽤 고급스럽습니다.
단순히 덜덜거리는 게 아니라, 시스템의 상태를 손으로 읽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Logi Options+ 소프트웨어를 통해 진동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데, 저는 중간 정도로 설정했습니다. 이게 은근히 작업 리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서, 이제는 진동 없는 마우스가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두 번째는 역시나 MagSpeed 스크롤 휠의 쾌감입니다. 엑셀 파일 5,000행을 한 번에 내려야 할 때, 휠을 한 번 튕기면 끝까지 내려가는 그 속도감은 압권이죠. 초당 1,000줄을 스캔한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을 업무 중에 절실히 체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용한 사무실이나 카페에서 작업할 때 무소음 클릭 기능이 빛을 발합니다. 전작 대비 90% 소음이 줄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눌러보면 '딸깍'이 아니라 '둑' 하는 낮은 소리가 납니다. 옆 사람 눈치 안 보고 마음껏 광클할 수 있다는 점이 심리적으로 아주 편안하더라고요.
센서 성능도 확실히 하이엔드답게 정밀합니다. 저는 가끔 카페 유리 테이블에서 작업할 일이 있는데, 마우스 패드 없이도 튀는 현상이 전혀 없었습니다. 8,000 DPI까지 지원하니 고해상도 모니터를 쓰는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가 될 것 같네요.
생산성을 높여주는 디테일한 기능들
이번 모델에서 새롭게 추가된 Actions Ring 기능은 적응만 하면 물건입니다. 특정 버튼을 누르면 화면에 링 메뉴가 뜨는데, 여기서 자주 쓰는 앱이나 단축키를 바로 실행할 수 있죠. 포토샵이나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쓸 때 메뉴를 찾아 헤매는 시간을 확실히 줄여줍니다.
사이드 휠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가로 스크롤이 잦은 영상 편집자나 엑셀 헤비 유저들에게는 거의 필수적인 기능이죠. 엄지손가락으로 슥슥 돌리면 타임라인이 부드럽게 넘어가는데, 이 맛에 MX MASTER 시리즈를 쓰는 것 같습니다.
멀티 페어링 기능은 이제 기본이지만, 전환 속도가 전작보다 미세하게 빨라진 느낌입니다. 저는 윈도우 데스크톱과 맥북을 동시에 사용하는데, 하단 버튼 하나로 기기를 넘나드는 게 아주 매끄럽습니다. Logi Bolt 수신기가 USB-C 타입으로 바뀐 것도 최신 노트북 사용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일 겁니다.
배터리 걱정은 거의 잊고 살아도 될 수준입니다. 한 번 완충하면 두 달 가까이 가는데, 급할 때는 1분만 충전해도 3시간을 쓸 수 있거든요. 퇴근 전 잠깐 꽂아두는 것만으로도 배터리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입니다.
다 좋은데... 솔직히 아쉬운 점 2가지
세상에 완벽한 제품은 없죠. 이 마우스도 쓰다 보니 "이건 좀..." 싶은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무게와 크기입니다. 인체공학적 디자인이라 손목은 편한데, 마우스 자체가 꽤 묵직하고 덩치가 큽니다.
손이 작은 여성분들이나 가벼운 마우스를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벽돌'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장시간 사용하면 손목은 안 아픈데, 대신 팔 전체에 피로감이 살짝 올라오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구매 전에 본인의 손 크기가 평균 이하라고 생각된다면 반드시 오프라인에서 쥐어보시길 권합니다.
두 번째는 여전한 측면 재질 문제입니다. 본체 상단은 카본 텍스처 플라스틱으로 바뀌어서 내구성이 좋아졌지만, 측면 그립은 여전히 실리콘입니다. 이 재질이 처음엔 쫀득해서 좋은데, 1~2년 쓰다 보면 끈적거리거나 마모되는 고질병이 있거든요.
18만 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측면까지 좀 더 내구성 좋은 소재를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전작보다는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땀이 많은 사용자라면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가격 또한 할인 없이 정가로 사기에는 심리적 저항선이 꽤 높은 편이라는 점도 부정할 수 없네요.
결론: 돈값 하냐고요?
로지텍 MX MASTER 4 무선 마우스 910-007568은 분명 현존하는 사무용 마우스 중 끝판왕급입니다. 햅틱 피드백의 고급스러운 손맛과 압도적인 스크롤 성능은 작업 효율을 확실히 끌어올려 주니까요. 특히 여러 대의 기기를 사용하며 복잡한 작업을 하는 전문가들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웹 서핑이나 가벼운 문서 작업만 하시는 분들에게는 과한 지출이 될 수 있습니다. 무게감에 민감하거나 손이 작은 분들에게도 추천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세일 기간이나 오픈마켓 할인을 노려 15만 원대에 구매한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거라 봅니다.
결국 장비는 본인의 사용 환경에 맞아야 제 가치를 발휘하는 법입니다. 내 손목 건강과 작업 속도를 위해 18만 원을 투자할 용기가 있다면, 이 녀석은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 다만, 구매 후에는 반드시 Logi Options+ 설정을 본인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해서 사용하세요.
증상이 지속되거나 손목 통증이 심해진다면 마우스 교체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이 리뷰가 여러분의 합리적인 소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